그냥 사랑하는 사이 등장인물과 인물관계도 정리해보기


JTBC 월화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종편이라는 특성상 시청률이 높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재미나게 보고 있는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이준호 원진아 주연의 드라마




"김과장"드라마로 연기에 물오른 김준호와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최고의 전성기를 보여준 나문희 선생님의 출연으로 관심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줄거리




붕괴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 멜로드라마 입니다.


현재 약 10화까지 진행되어 16부작이니 총 6화정도가 남아잇네요



등장인물







인물 관계도



주요 등장인물 소개

이강두 이준호

여기서 더 나빠질 순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그냥 견딜 만 해.

강두의 인생은 줄곧 그랬다. 
끔찍한 고통 속에서 정신을 차린 후, 강두의 삶은 살아가는 게 아니라 견디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갑작스런 사고로 강두는 3개월이 넘는 혼수상태에서 기적처럼 깨어났다. 그리고도 꼬박 3년을, 다 부서진 오른쪽 다리에 철심을 박고 재활 치료를 받느라 병원에서 보내게 된다. 
그동안 남편밖에 모르고 살았던 순하고 여린 엄마는 덜컥 집까지 팔아 식당을 시작한다. 그러나 식당은 사기로 두 달 만에 폐업을 하게 되고, 설상가상 엄마는 병까지 얻었다. 모자가 나란히 병원 신세를 지게 된 것이다. 그 사이, 두 살 터울의 여동생 재영은 홀로 남겨져 너무 빨리 어른이 되었다. 엄마는 매일 밤 강두의 병상 옆에서 눈물을 흘렸다.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강두는 힘들고 위로 받아야 할 엄마가 왜 자꾸 미안해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만 미안해하라고,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고, 소리치고 싶었다. 점점 무너져가는 엄마를 보며 강두는 결심한다. 어떻게든 일어나리라, 엄마와 동생은 내가 보살피리라. 그러나 강두가 간신히 재활을 끝내고 스스로 서게 됐을 때, 엄마는 기다렸다는 듯이 쓰러졌다. 이미 척수 신경까지 전이된 암. 동글한 얼굴에 말갛게 웃던 엄마는 깡마르고 시커메진 얼굴로 병상에 눕게 된다. 내가 살릴 거야. 엄마는 내가 살릴 거야. 아버지처럼 눈앞에서 허망하게 보내지는 않겠노라- 강두는 다짐한다. 그러나 강두의 나이 고작 18세. 다리마저 불편한 강두는 그저 무기력하게 엄마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엄마 좀 보내줘. 아빠한테 갈래. 보내줘, 강두야.

 

쇳소리를 내며, 간절히 말하는 엄마의 얼굴을 강두는 잊지 못한다. 얼마 후, 엄마는 강두의 바람을 뒤로 하고 세상을 떠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엄마의 치료비와 생활비로 순식간에 불어난 빚만 남아버렸다. 스무 살, 한창 꿈을 위해 달려가야 할 나이에 졸지에 신용불량자가 되어버린 강두. 비빌 부모도, 학력도, 이렇다 할 기술도 없는 강두는 수순처럼 뒷골목으로 스며든다. 저와는 다른 여동생 재영에게 더는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며 여관방을 전전한다. 
그러다 문수를 만난다. 자신과 달리 일상을 지키며 슬픔과 싸우고 있는 문수가 강두는 못마땅하다. 입바른 소리나 하고, 저도 힘든 주제에 남부터 도우려고 하는 문수의 태도가 거슬린다. 그러다 궁금해진다. 멀쩡한 척 하지만 위태로워 보이는 문수가 저렇게 버틸 수 있는 힘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문수와 가까워지면서, 강두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문수 앞에서 제대로 한 번, 멋진 놈이 되고 싶다. 그러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너무 늦은 건 아닐까, 무섭다.

 

사고 이전, 강두의 삶은 지금과는 분명히 달랐다. 손 귀한 집의 외동아들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부족함 없이 자랐다. 촉망받는 축구 선수였다. 뚜렷한 꿈이 있었고 그 꿈을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었다. 그래서 억울하다. 내가 왜 이렇게 됐지. 내 인생이 왜 이렇게 엿같이 됐지- 
그 사고만 아니었다면, 나도 서주원처럼, 조금은 멋진 놈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그래서 문수에게 좀 더 당당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미칠 것 같다. 정말 빌어먹을 세상이다.




하문수 원진아


모형제작자. 건축과 졸업, 예비 건축사

문수의 하루는 바쁘다. 
새벽에 일어나 엄마가 운영하는 여성전용 사우나 ‘산호장’의 문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목욕탕일 틈틈이 매표소에 앉아 주문받은 모형을 만든다. 그 중, 매일 술을 달고 사는 엄마의 뒤치다꺼리는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일과.

 

어렸을 때 겪었던 사고로 인해 문수와 가족들은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고, 집을 나간 아빠 대신 문수가 엄마 곁에 남게 되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웃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엄마를 보살핀다.


사람들은 그런 문수를 보고 이제 괜찮아졌구나, 다행이네- 라고 말한다. 문수의 내상은 보지 못한 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문수도 슬프고 아프다. 다만, 슬퍼할 기회를 놓친 것뿐이다. 하지만 내색하는 대신 문수는 씩씩하게 일상을 지속해 나간다. 그것이 문수가 슬픔을 대하는 자세였다.

 

왜 하필 그날, 그 시간, 그곳에서 사고가 난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기에 제 탓으로 돌리는 게 쉬웠다. ‘나는’ 왜 하필 그날, 그 시간에 그곳에 있었을까.

 

문수는 그 날의 오후를 기억한다. 불어오던 바람과 흔들리던 유리창, 순식간에 무너진 건물을 기억한다. 사고 이후 문수는 결심한다. 살아남은 대신, 욕심내지 말 것, 하찮은 감정에 놀아나지 말 것. 그저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길, 분수에 맞게, 눈에 띄지 않게 살아가길 바랐다.

 

누군가를 만난다면, 평탄하게, 아무 사건사고 없이 잘 자란 사람을 만나고 싶어.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엄마에게 살갑게 구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주저 없이 말하는 주원은 저와는 분명 다른 사람이었다. 그래서 주원이 좋았다. 주원과 함께 있으면 자신도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반면, 꾹 눌러왔던 제 본모습을 자꾸만 보이게 되는 강두는 문수에겐 불편한 존재다. 매사 처신이 다른 강두와 부딪치면서 문수는 제 감정을 토해낸다. 어색함이 어느새 시원함으로 변하기 시작한 걸 깨닫게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재수 없는 놈에서 둘도 없는 친구로, 그리고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되어 가는 강두가, 문수는 이상하게 불편하다.




서주원 이기우


서원 건축사무소 소장

건축 설계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지방 곳곳을 다녔다. 현장 인부들을 진두지휘하는 아버지는 주원에겐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아무 고민 없이 아버지의 길을 따르기 위해 건축공학과를 선택했다. 주원의 삶은 순탄했다. 대학에서 1년 선배인 유진을 만나 그야말로 첫눈에 반한다. 학교의 퀸카인 유진이 자신을 선택했을 때, 더 이상의 여한이 없을 듯 벅차올랐다. 꿈도 사랑도 무엇 하나 놓지 않고 이룰 수 있다고, 그때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청춘의 낭만이 잿빛으로 변한 것은 순식간이었다. 안전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며 신중하던 아버지를 무너뜨리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사고가 나자 여기저기서 그간의 문제점들을 뒤늦게 토해내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책임질 누군가, 본보기로 원망을 들을 누군가가 필요했다. 불행하게도 그 사람이 주원의 아버지였다.

 

그러나 주원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몇 번이고 아버지의 설계를 확인했지만 문제는 없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그날 이후, 주원은 ‘살인자의 아들’이 되어 버렸다. 생면부지의 타인이 주원에게 갖는 끝도 없는 적대감을 감당해야 했다.

 

5년 뒤, 제 이름을 건 건축사무소를 내고 일을 시작한다. 고작 5년 만에, 사람들은 그때 그 사고를 잊은 지 오래인 듯 보였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아버지 탓이 아니라는 주원의 믿음이 더욱 확고해졌다. 겉으로는 아버지의 잘못을 사죄하듯, 더 좋은 사람으로, 더 상냥한 사람으로, 일에는 철두철미한 믿음직한 사람으로 살아가지만 주원은 절대 잊지 않고 있다. 아버지를 사지로 몰아넣고 뒤로 빠진 진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아버지에게 찾아와 대신 죽으라고 원망하던 사람들을, 잊지 않는다. 운명처럼, 사고 현장의 공사를 다시 맡게 되었을 때, 주원은 아버지의 설계도면을 꺼낸다. 그대로 재현할 생각이었다. 아버지의 잘못이 아니라고- 대외적으로 선포할 계획이었다.  
그 과정에서 문수와 강두를 만난다. 
하필이면, 그 두 사람을.


정유진 강한나


현 청유건설 대외협력팀 팀장

졸업 후 각종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이름을 날린 카리스마 넘치는 건축사. 현재는 주원의 건축사무소에 외주를 맡긴 청유건설의 대외협력팀 팀장이다. 20대 여성이 닮고 싶어 하는 라이프 스타일 상위권에 언제나 이름을 올리는 인물.

 

출중한 외모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집안 탓에, 대학생활 내내 말 타고 들어왔네, 잔디를 깔았네, 유진의 이름으로 된 도서관이 세워졌네- 무성한 소문의 주인공이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세간의 편견을 뚫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성과는 언제나 외모와 집안의 이야기로 넘어가버렸다. 비뚤어진 사람들의 시선을 대하며 유진도 등을 돌려버렸다. 내가 가진 것, 최대한 이용하겠다- 그래서 니들이 감히 입에 올리지도 못할 사람이 되겠다, 마음먹었다. 가고자 하는 길에 필요하다면 집안의 명성이나 외모 쯤, 가볍게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때, 안하무인의 길로 들어서려던 그녀를 붙잡아 주는 사람이 생겼다. 유진의 실력과 노력을 알아봐주는 후배 주원이 등장한 것이다. 그러니 주원 앞에선 자존심 따위 부릴 이유가 없었다. 같은 대학, 건축과 선후배로 만나 남들의 시기어린 시선을 즐기며 CC가 되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집안이 연루된 사고로 두 사람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틀어진다. 사고만 원만히 처리된다면 주원이 다시 돌아올 것 같았다. 그래서 앞장서서 노력했다. 그게 둘 사이를 더 멀어지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점점 초라해지고 무너지는 주원을 보는 일이 힘이 들었다. 그래서 먼저 도망쳤다. 힘들어하는 주원의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대신, 사고의 후유증은 빨리 잊자며 일부러 모른 척 했다.

 

사고 후, 주원의 엄마가 제 아버지를 돌본다는 이유로 집안으로 들어오면서 많은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연인에서 가족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주원을 놓아줄 마음은 없다. 평생 남들한테 들키지 않게 연애라도 하자고, 틈만 나면 주원의 마음을 들쑤셔 놓기 일쑤. 일에서만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그녀지만, 사랑 앞에선 한없는 약자이다. 겉모습만 화려할 뿐, 실상 마음을 터놓을 친구 한 명 없는 외로운 사람. 때문에 주원에 대한 마음으로 자존심이 구길 대로 구겨진 유진이 유일하게 맘을 터놓을 수 있는 상대가 배운 거 없이 거칠고 보잘 것 없고 제멋대로인 강두라는 사실은, 그리 이상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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